나은씨(33)는 지난 2월27일 오후 9시부터 30여분간 동생에게 이같은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20여개 남겼습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과다 복용해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나은씨는 다음날 새벽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지금까지 의식을 못찾고 있습니다.
무엇이 나은씨를 삶의 벼랑으로 떠밀었을까. 2개월의 짧은 교제, 지속적인 협박과 사이버 스토킹, 2년간 이어진 형사소송, 솜방망이 처벌과 가해자의 항소. 모두 나은씨가 겪은 일이라고 합니다.
나은 씨는 유명 BJ A씨와 두 달간 교제 후 헤어졌으나,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권 씨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A씨는 개인 방송, 회사 게시판, 언론사 제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권 씨를 괴롭혔습니다.
“중대발표 방송공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모든 내용 다 말씀드릴게요. 속시원하게 말씀드립니다. 5월1일 저녁 8시에 뵐게요.” “상상 이상을 보여드릴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A씨의 폭로 예고는 인터넷 개인방송과 방송 공지게시판, 시청자들이 모인 오픈 카카오톡 대화방을 오가며 이어졌다.
A씨는 2020년 5월1일 방송에서 “벌금 화끈하게 내고 모든 걸 다 공개하겠다”며 나은씨의 개인 소지품과 속옷 등을 카메라 앞에 꺼내 보였습니다. 나은씨에게는 카톡으로 만남을 강요했다. 나은씨가 “내 입장은 바뀌지 않아. 다시 사귈 생각은 없어”라고 답장하자 “이거 변할 순 없어?”라고 되물었습니다.
A씨의 협박은 개인방송 채널과 오픈 대화방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나은씨가 대기업 홍보팀에서 근무 중이란 사실을 협박에 이용했습니다. 폭로 방송 직후 A씨는 약 30개 언론사 기자들에게 ‘모 인터넷 방송 방송자 겸 OO사 홍보실 직원 권나은이 데이트폭력을 행사하고 허위로 명예훼손 고소를 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에 권 씨는 법에 호소했지만,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심과 3심에서도 실형을 피했습니다.
결국 권 씨는 1심 선고 26일 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고, 7개월 뒤 사망했습니다. 권 씨의 유족은 A씨의 불법 행위와 권 씨의 죽음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주장하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1,500만 원만을 인정했습니다.
현재 유족은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했으며, 2심 재판은 다음 달 25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유족 측은 법원이 피해자의 죽음과 A씨의 불법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항소심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계획입니다.
과연 이번 사건은 어떻게 정리가 될까요? 합당한 처벌을 받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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